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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장자연으로 본 '성접대' 현주소①
[ 3/7/2011 ]
 

몇년 전이었다. 신인 연예인 인터뷰 코너를 위해 한 여배우를 만났다. 이야기 보따리를 풀다보니 일찌감치 중소 기획사 소속이 됐던 그는 어쩐 일인지 7년이 지나도록 '신인'이었다. 그 이유를 묻자 그가 놀라운 얘기를 들려줬다.

"하루가 멀다 하고 소속사 대표가 '○○사장과 약속이 있으니 나와서 술시중을 들라'고 했어요. 몇번 나갔다가 너무 싫어 계약 위약금을 물고 나왔어요. 빚은 빚대로 졌지만 그나마 위약금을 물고 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었죠."

故 장자연이 생전 남긴 50여통의 편지가 공개됐다. 31명에게 100여번의 접대사실이 적힌 이 서신이 가져올 파장은 크다. 하지만 이 역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가수를 꿈꾸다 결국 포기한 후 일반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A씨는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이 돼 일해야 한다"는 조항이 적힌 계약서를 받기도 했다. 문맥상 소속사와 연예인이 협력해 잘 해나가자는 의미로 받아들였지만 실상은 문장 그대로였다.

A씨의 소속사 대표는 "○○○방송관계자와 성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했고, A씨가 펄쩍뛰자 오히려 소속사 대표는 "한몸이 되어야 한다는 조항을 보지 못했냐"고 정색했다.

A씨는 어떻게 했을까. 그는 "당시 톱스타가 될 수 있다는 욕심이 앞선 데다 다른 연예인들의 스폰서, 성상납 루머를 위안삼아 하라는 대로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 마음의 상처만 안은 채 연예계를 떠났다.

소설 같은 얘기지만 엄연히 연예계에 존재하는 현실이다. 모든 연예인들의 경우는 아니지만 연예계 내 '성상납'에 대해선 소속사 매니저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특히 계약서에 "투자자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계약기간 동안 술자리에 ○번 이상 참석해야 한다"는 등 '성관계' 관련 조항을 교묘히 돌려 표현하기도 한다는 것이 매니저들의 증언이다.

당시 한 인권단체 조사를 살펴보면 한국 연예계 60%의 연예인들이 성상납 압력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0여 명의 신인 여배우 중 5분의 1이 성상납 강요나 요구에 응했으며 절반 가량은 강제로 술을 마셨고, 3분의 1은 원치 않는 신체 접촉과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故 장자연의 문건파문으로 2009년 연예계가 떠들썩했던 후 이런 폐해는 줄어들었을까. 그것도 아니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여전히 만연하다"고 말한다. 장자연 사망 당시 연예계 성상납을 뿌리뽑겠다고 나선 국회도 묵묵부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