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계에 대한 미련은 깨끗이 접었습니다. 새로운 출발에 전념하고 있지요."
한국에서 가수와 비디오자키(VJ) 탤런트로 활동했던 제롬(31.한국명 도성민)이 가든그로브의 피자 전문점 매니저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제롬은 가든그로브 프레시아 마켓에 자리한 '미스터 피자' 2호점의 헤드 매니저를 맡고 있다. 지난 해부터 최근까지 LA의 1호점 매니저를 맡았지만 2호점 오픈과 동시에 자리를 옮겼다.
한국 드라마 비디오를 통해 그를 알아보는 이들도 꽤 많다. "혹시 탤런트 아니냐"며 사인을 부탁하거나 같이 사진을 찍자는 고객도 있다. "민망할 때도 있지만 영업에 도움이 되기도 하죠."
제롬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한인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미군인 아버지 덕분에 용산 미 8군 영내에서 자라고 학교를 다녔다. 고등학교 시절 주니어 ROTC 생도였던 그는 워싱턴대학교 2학년 재학 중 서울의 한 클럽에서 만난 연예계 관계자를 통해 가수로 데뷔했다.
데뷔는 1988년 그룹 '온오프'를 통해서 했고 이후 또 다른 그룹 '엑스라지'에 합류했다. 가수로선 그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M.NET 등 케이블 TV 음악채널에서 비디오자키를 맡으며 유명해졌다. "하하 MC몽 피플크루가 당시 저와 방송하던 친구들이예요. 지금은 다들 유명해졌지요."
이름이 알려지면서 뮤직비디오 출연 제의도 잇따랐다. 조규만의 '다 줄거야' 박지윤의 '환상' 조성모의 '잘 가요 내 사랑' 등이 대표작이다.
2003년엔 브라운관에도 진출했다. KBS 시트콤 '잘난 걸 어떡해'에서 힙합 강사를 맡은 것이 데뷔였다.
2005년엔 MBC 월화드라마 '변호사들'에도 출연했다.
연예계 생활은 나름대로 좋았지만 제롬은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한국말 발음이 어려웠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외국인 같은 액센트의 흔적이 남더군요. 발음 때문에 주인공을 맡기도 힘들었지요."
그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
"요즘 잘 나가는 다니엘 헤니는 혼혈이죠. 외모는 백인인데 한국말을 잘 하는 경우는 괜찮아요. 그런데 전 외모는 한국사람인데 말이 어눌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거죠."
연예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사업에 관심을 둔 것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방송 일을 줄여가며 모델 활동에 나서는 한편 남성복 전문 인터넷 샤핑몰을 경영했다.
지인과 함께 포장마차 술집 운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제롬은 고교시절 친구의 소개로 미스터 피자와 인연을 맺게 됐다. "기회가 닿으면 지점을 맡아 운영하고 싶다"는 그는 "한국 브랜드를 미국에 알리는 것이 참 자랑스럽고 보람을 느낀다"며 업체 홍보를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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